【KCJFA 리포트】CSL 2017 시즌 1-6라운드에 대한 초연한 리뷰

박천일(중국 연길), 홍용일(일본 동경) 기사 입력 2017.4. 27 오전 08:00

 

[KCJFA 리포트=박천일, 홍용일]

 

1.들어가며;

연변부덕은 슈퍼리그  첫 시즌에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다. 팬들은 선수들의 투지에 감동했고  화끈한 ‘연변식 토탈사커’에 환호했다. 그렇게 2016시즌은 끝났다. 그러나 시즌의 종말은, 또 하나의 시작을 알리는 희망의 서장(序章)이기도 하다. 동계 훈련기간 연변 팀은 스페인에서 전지훈련지를 마련하고, 유럽 강호들과 직접 몸을 부딪히는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유로2016에서 활약했던 리차드 구즈믹스도 영입했다. 새 시즌엔 뭔가 ‘큰 사고’ 한번 칠 것만 같은 연변 팀을 바라보는 팬들 가슴 속엔 희망으로 차 넘쳤다. 그 와중에 전지훈련지에서는  간간이 새 시즌에는 스리백 전술이 중용될거라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부풀어 오른 팬들 마음속에서 스리백 전술은   뭔가 비장의 무기처럼 느껴졌다. 희망속에서 새 시즌 포문은 열렸고 그  비장의 무기도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 그렇게 시즌 6라운드는 막을 내렸다. 다들 알다시피 시즌 초반 성적이 이상적이지 않다. 우리가 함께 기대했던 비장의 무기는 ‘어쩔 수 없는 차악의 선택’이 었음을,  “없으면 없는 대로 하지 뭐” 하며 항상 허허 웃던  박태하 감독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이젠 팬들도 그 고충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희망을 버리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희망에 집착하지는 않겠다. 이젠 다 내려놓으려 한다. 연변 팀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팬들이, 그 어떤 풍경앞에서도 초연해질 때, 연변 축구의 강인한 정신은 또 한번 동산에 솟아오르는 뜨거운 해처럼, 다시 한번 이 세상에 새로운 하루를 열어 줄 것이다.

그래서, 뜬금없지만, 우리 팬들이 피는 끓되  때로는 ‘현실’에 둔감한 ‘초연함’을 가지라고 유화 한폭을 준비했다. 지긋이 눈을 감고 안개속의 세상을 굽어보는 한 방랑자의 뒷모습과 어깨 나란히 하며 당신도 한번 유체이탈의 경험을 해보시라.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  독일 풍경화가 카스파르 다피트 프리드리히(Caspa David Fridrich; 1774-1840)  의 1818년 무렵 작품 , 함부르크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역사학도한테는 명저 ‘역사의 풍경'(존 루이스 개디스)의 표지 그림으로도 익숙하다.)

감상이 끝났는가. 복잡한 마음이 단순함으로, 그리고 뭔가 느긋해지고 심지어 예민했던 마음이 둔감해지는 듯한 초연(超然)함을  느끼고 있는가.그럼 이제부터 세상을 잠시라도 해탈한(아니라면 다시 한번 그림을 보며 명상 타임을 가지시라) 당신과 함께  본격적으로 오늘의 [KCJFA 리포트]를 시작하겠다. 담담함속에서  올 시즌 첫 6경기를 한번 되새겨 보는, 이름하여  ‘지난 6경기에 対한 超然한 리뷰’다. 초연한 마음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연변 팀의 민낯을 들여다 보고, 금후의 경기속에서 또 다른  뭔가의 ‘변화’를 감지하며 아낌없는 박수를 부탁하고 싶은 마음이 바로  이 글을 쓰게 된 하나의 동기였음을 미리 밝히는 바이다. 각 라운드마다 수비/ 공격 부분을 짚어보고 짤막한 총평을 남기는 식으로 글을 전개하고자 한다. (긴 글 조심…)

 

2. 각 라운드 전개과정과 코멘트

1round.중경VS연변 ()

수비: 처음으로 팬들의 기대속에서 비장의 무기인 스리백 전술을 보였다. 경기에서는  변칙적인 5-3-2 포메이션 운용. 조금은 극단적이다 싶을 정도로 두 용병 수비수를 최후의 방선에 박아두며 활용할 수 있는 최강의 수비카드를 꺼냈다. 어쩌면  노골적인 ‘1점 벌이’를 목표로 한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 경기후 박감독도 많은 고민끝에 내린, ‘심사숙고’를 거친 전술이었음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0년간 역대전적에서  연변은 한번도 중경 원정에서 점수를 딴 적 없을 정대로 절대적 열세에 있었다. 채 완성되지 않은 새로운 전술을 바탕으로  원정에서 얻은 1점은 그만큼 값진 것.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한청송까지 가끔씩은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6명의 선수가 수비진을 치며 목표한대로 소중한 1점을 따냈다. 그리고 상대방 장신 공격수 칼데크 선수 부재도 연변엔  ‘횡재’. 또 하나 주목할만한 포인트는, 아마 프로리그 출범 후, 연변 팀 평균 신장이 가장 높았던 선발 라인이었다는 점점점.

공격: 지충국&전의농은 경기내내 수비에 시달리며 한국 국가대표 미드필더 정우영이 버티는 중경의 허리에 고전하는 장면을  연출. 김파는 익숙한 포지션인 윙어가 아닌 최전방 중앙에서 많은 움직임을 보였으나,  아직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고 동선을 정해야 할지 조금은 ‘우왕좌왕’한 느낌. 김승대도 상대 진영에서부터 전방 압박을 가하며 열심히 뛰었지만, 정작 공격수로서 상대에게 가한 위협은 상대적으로 미비.

총평: 경기내내 밀리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결국  현명한 선택으로 원정에서 보귀한 1점을 획득한 ‘초현실주의’ 경기.

2round.상강VS연변 ()

수비: 구즈믹스의 부재로 니콜라가 스리백의 중심에서  수비라인 조율 담당. 전체적으로 실력에 걸맞는 정상적인 플레이를 했으나 헐크의 개인기, 지충국의 한차례의 (치명적인)실수, 한청송의 위치선정 실수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두골을 허락.

공격: 윤빛가람과  스티브를 투입하여 최대한 공을 간수하려 분전. 아군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공 회전이 안되도록 배수진을  쳤으나 사실상 그 효과는 기대 이하. 중국 축구대부 서근보가 키운 상강의 본토 수비수들 앞에서 스티브와 김파 또한그럴듯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윤빛가람도 우즈벡 캪틴 아흐메드노프와의 정면승부에서 밀리며 결국 교체 아웃.

총평: 새로운 용병 조합을 모색했으나, 이미 2월부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통하여 몸이 달아오를대로 달아오른 슈퍼리그 최강팀을 만나게 된  ‘지독한 타이밍’. 결과는 아쉬우나 현실적인 실력차이를 보여줬으므로 ‘팬심’ 또한  ‘평정심’.

3round.연변 VS 광주부력(主)

수비: 여전히 니콜라 중심의 스리백. 상대적으로 빌드업이 강한 강홍권을 왼쪽 윙백, 컨디션이 오르고 있는 박세호를 오른쪽 윙백에 배치. 홈 어드밴티지를 이용하여  시즌 첫 승리와 득점을 노리려는 강력한 의지가 보인 선발 라인업. 포인트는 시즌 처음으로 양측 윙을 높이 올린 어쩌면 ‘교과서틱’한  스리백을 운용하려 했다는 점이다.  순간적으로 강위봉이 차단미스를 보이며,  5백이 4백으로 바뀌는 순간 상대방의 크로스가 완벽하게 두 센터백 사이로 떨어진 것이 결국 실점으로 이어진,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

공격: 스티브-김승대-김파의  조합으로 전 두경기에 비해 다소 입체적인 공격라인 구성. 하지만 전방에 패스를 뿌려줘야 할  4명의 미드필더가  수비에 대부분의 시간을 치중하며,  혹은 가끔씩 뿌려주는 패스질 또한 나빴던 관계로 공격수들도 그렇다할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3명의 공격수도 유기적인 공격전개를 보이지 못하며 모두가 따로따로 움직이는 장면만 보여줬다.

총평: 똑같이  5-4-1 (혹은 그 변칙적 3-4-3) 포메이션을  전개한  두 팀간의 대결. 작년부터 스리백 전술로 뼈를 굳혀온 부력이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는지 연변 팀에 제대로 가르쳐준  경기.

4round.연변VS천진권건(客)

수비: 박태하 감독이 또 한번 새로운  용병술을 시도한 경기였다. 전반전은  스티브와 윤빛가람이  버티고 후반엔 니콜라 투입. 전반전에 처음으로 센터백 중심으로 나선  ‘베테랑'(이 되어주소)  한청송이 조금 더 침착한 경기운영을 보였다면, 후반엔  김승대 투입으로 공격력 강화 가능성도 있었는데 결국 불발. 전의농의 순간적인 백패스 실스로 돌이킬 수 없는 실점 초래. 올시즌 들어 처음으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전의농의 실전 경험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가끔은 맹목적인 ‘뷰티플 게임’을 추구하기보다, 지혜롭게 경기규정을 활용할줄도 알아야 또 한번 ‘성숙한’팀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공격: 스티브-김파-윤빛가람으로 구성 된 공격 조합을 보였다. 공격전개에서 어느정도 세밀한 부분을 만들어 냈지만, 여전히 치명적인 타격을 주지 못했다.

총평: 비트, 악셀 비첼 히트(가람 비첼을 때리다)

5round.연변 VS 하북(主)

수비: 알로이시오- 라베치-에르나네스를 주축으로 한 막강한  ‘용병빨’ 팀을 상대로 본토 수비진을 내세운 것에 일단 충격을 받았다. 얼마나 홈에서 이기고 싶었는지 박감독의 간절함과굳은 의지가 느껴졌던 대목.  다소 모험적인 선발라인업 가동이었으나, 가장 시급한 과제인 ‘시즌 첫 득점’을 위해선 용병 명액을 낭비할 수 없었다. 먼저 실점을 허락하며 또 한번 홈 2연패를 맞이하려나 하는 순간! 우리의 ‘김구선생’ 김승대가 슈퍼리그(아니 전체 아시아를 통틀어) 최강의 라인 브레이킹 능력과 스피드를 보여주며 동점골 작렬! 드디어 연변 팀 시즌 첫골이 터지는 순간이었다! 득점 후, 그동안 마음 고생이 꽤 많았던 것으로 보이는 한 ‘초딩팬’의 눈물겨운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히며,  모든 연변팬이 함께 울었다는 근거없는 소문.  (다시 경기 내용으로 돌아와)  팀 전체적으로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줬던 경기. 포인트는, 특히 베테랑(으로 부르고 싶은) 한청송 선수가 처음으로 안정된 실전 감각을 선보였고,  오영춘과의 센터백 콤비로  근 30분간 동안 상대의 막강한 용병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는 점점점.

공격: 처음으로 윤빛가람- 스티브 – 김승대 -김파(후반) 등, 지난시즌 최강의 모습을 보여줬던, 그리고 연변 팀이 현재 꺼낼수 있는 모든 공격 카드를 선보인 경기였다. 결과적으로 숙원이었던 첫 득점에 성공 (골이나 마찬가지였던 절호의 기회도 있었지만 이것 또한 경기의 일부이니…). 단 우리 팀 딜레마인,  스리백 포메이션을 유지할 경우, 김파선수의 투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부분인데 금후 어떻게 지속적으로 최강의 공격 라인을 구성해 갈지가 의문.  그나마  박세호가 스리백에서 좌우 가리지 않고 두루 통할 수 있는 진정한(에 좀 가까운)윙백의 모습을 보여주며 위안을 주고 있다는 점점점.

총평: 시즌 첫 득점 달성. 경기 내용면에서 약간의 아쉬운 장면은 있었지만,  본토 수비진의 가능성과 이기는 경기를 할수있는 가능성을 두루 보여 준 ‘죽다 살아난 경기’. 다만 스리백 운용에서  공격력 부진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6round. 연변VS 천진태달 (客)

수비: 파체코 감독이 천진권건과의 경기 때 홈장에서  호시탐탐 지켜본 결과인가, 아니면 이젠 남이 되어 버린  ‘내부자’  이임생의  존재때문인가. 지난 하북전에서 대방의 장신 공격수가 등장한 후 호되게 얻어 맞던 우리 수비라인에서 ‘깨달음’을 얻었던 것일까…. 한마디로 이 경기는 처음부터 상대의뻔한 의도에 ‘지독하게 말려든’ 경기였다. 이번 경기에서  본토  스리백 조합은 완패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나마 윤창길이 U23으로 나서  ‘시간 때우기’를 하면서, 때로는 아래로 깊숙히 내려와 배육문을  도와 협동 수비를 시전하는 일부 ‘바람직한’ 장면을 연출 했으나… 김승대가 교체 출전 후 5-3-2 포메이션으로 바뀌며, 상대의 ‘원투’ 패스에 순순히 옆구리를 뚫리기 시작. 그 여파로 상대에게 센터링을 허락하는 눈물겨운 장면도 수시로 연출. 피지컬과 신장을 다 갖춘 상대의 고공 폭격기 용병앞에서 우리의 단신 센터백 조합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다. 그리고 상대의 선터링 후 세컨트 볼을 따는 장면에서도 완패. 결국 공격라인 2선에 배치 된 상대팀 후런탠 등 선수들한테 그대로 중거리 슈팅을 허락하는 모습도. 그래도 다행히 운좋게 간신히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버티며 후반전엔 우리에게 익숙한 4백 운용으로 기사회생을 하는 듯했으나… 뭔가 2015시즌 우리 팬들 손에 땀을 쥐게했던 ‘세트피스  악몽’이 또 한번 슈퍼리그에서 재연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세컨트 볼은 다 따이고 결국 후반전에만 연달아 3실점. 구즈믹스가 눈물나게 그리운 경기였다.

공격: 역시 천진의 준비는 철저했다. 김승대에 대한 마크는 지난 하북전과 비해 상상할 수 없이 빈틈없는 모습을 보였다. 엄청난 피지컬을 자랑하는(대신 발재간은 그닥)  상대편 두 장신 수비수는 후방에서 간단한 공처리만 하고 김승대가 뛰기 시작할 즈음이면, 김구선생이 좋아하는 ‘광활한 허허벌판’을 효과적으로 선점하는 장면을 누차 보여준다. 우리 팀은  이렇게 치명적인 약점을 그대로 잡히며 철저히 공격루트를 차단 당한다. 스티브도 일관되게 경기 내내  난해한 경기를 펼쳤다. 후반엔 자신이 익숙한  윙어자리로 벌려 섰으나 공만 잡으면 맹목적인 드리블을 시전. 결국 상대편 2명의 수비수한테 협동 수비를 당하며 효과적인 공격전개는 원천 봉쇄 당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장면은 김파선수도 똑같이 보여줬다. 여전히 공만 잡으면  머리숙이고 드리블만 하려하는 고질병. 스티브와 김파 선수 모두에 해당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고치려면, 상대 진영에서 공을 잡은 후 필요할 때엔 스마트하게 원터치로 볼을 돌린 후,다시 상대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간결함’을 장착해야 한다. 공격력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우리 팀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총평: 지난 6경기 가운데 공수  모두에 걸쳐 지대한 무력감을 느낀 경기였다. 부디 자신감 잃지말고 또 다시 정진해주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3. 2017시즌  1-6 라운드 전체상(全体像)

수비: 축협의 신정으로 모든 팀들이 수비수에 용병을 배치해야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각 팀의 용병술 또한 늘 변수를 보였다. 그러다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전체적인 흐름은, 대부분 팀이 결국 용병은 공격 자원으로 배치하고 수비라인은 본토 선수들로 구성하고 있다는 점. 우리 팀 또한 최근 그런 경향을 보여왔다.

하북전 까지만 해도 연변은 매 경기당 평균 1실점을 기록해왔다. 우리팀 객관적 실력 및 일부 핵심 자원( 구즈믹스,리호걸 등 수비수) 부재를 감안하면 결코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중경전에서 상대한테 22회의 슈팅(그중  6차례 유효슈팅)을 내주었지만 하북전에는 12(4) 회를 기록하며 리그 진행과 함께 팀이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물론 매 경기마다 좋은 컨드션을 유지하고 있는 지문일의 존재가 그만큼 부각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천진 태달과의 경기에서  결국, 신장 열세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내며 한순간에 무너질 줄은 아마 박감독도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 아닐까. 우리에겐 재앙과도 같은 후반전이었다. 금후의 남은 경기에서 상대팀 모두 이 경기를 ‘교과서’로 삼으며 우리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 것이다.

공격: 하북전을 보면서 뭔가 큰 가능성을 엿보게 되었다. 하지만  천진 태달과의 경기를 겪은 후 기대했던 만큼  진한 무력감을 느꼈다.아직도 스리백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북전, 광주 부력전 모두 변칙적으로 4백전향 후 공격이 되살아났다. 축구협회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급히 보여준 ‘신정’은 우리와 같은 중하위권 팀엔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리그 전체에 미친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지난 시즌까지 어느정도 정착되는 듯한 느낌을 주던 ‘꽤 보기 좋은’ 패스 플레이 축구는 어느사이엔가 단순한 ‘뻥 축구’로  변질되며 프로축구가 보여줘야 할 자세를 잃어버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6시즌 중국 축구무대에 신선한 충격을 줬던 ‘한 겹 한 겹’ 전방으로 치고 올라가며 간결하고 빠른 패스플레이를 보여주던 모습은 확연히 줄어들고, 올 시즌엔 목적없는 ‘맹목성 패스’가 자주 눈에 띄게 된다. 상대 공격 차단에서 역습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인 수비라인 패스 질 저하도 하나의 원인이다. 한청송-강위봉 센터백 콤비가 갖춘 수비 안정감과 무게감, 패스 질은 지난 시즌 콤비인 최민- 니콜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5백을 운영하며 상황에 맞춰 효과적인 카운터 어택(역습)을 시전하려면, 가끔은 최후방에서의 자로 잰듯한 롱 패스가 필수다. 최민의 빈자리가 자주 느껴지는 요즘이다.

후반기에 우리 팀 역대, 그야말로 전천후의 패스 마스터였던 윤빛가람이 군입대를 하게 되면 그 자리를 메우기도 쉽지 않을거라 예상 된다. 아마 중원을 보강하는 대신,현상황에 입각하여 기존의 공격수들과는 다른 장점을 가진 타깃형 공격수를 영입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대부분 팀에서 본토 선수로 수비진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가끔은 상대진영에서 고군분투할지라도 , 그래도 뭔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독불장군’식 포워드는 현재 우리 팀에 필요한 자원이기도 하다.

과제와 전망

실력도 실력이겠지만 무엇보다 심리부담을 덜어내는 것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박태하 감독이 연변에 처음 부임했을때 했던 일이 바로, 우선 선수들에게 진하게 드리운 패배의식을 바꿔준 것이었다. 지금이말로 박감독이 또 한번  선수들의 마음을 어루 만지며 심리  치료사 역할을 해야할 타이밍이 아닌가 싶다.(대신 박감독의 마음은 우리 팬들이 만져드리고 싶지만…어찌 할 방법이 없다.)

선수 측면을 볼 때, 어느 특정된 선수 문제라고 보기보다는 팀 전체적으로  슬럼프에 빠져있는듯한 모습이다. 특히 김파와 스티브는 팀과 더불어 슈퍼리그  2년생으로 진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결국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면 그만큼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선수로 거듭날 것이다.  본인 스스로 변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팬들의 믿음은 여전하니 말이다.

올 시즌 6경기를 통하여 우리의 객관적 실력은 어느정도 그 윤곽을 드러냈다. 리그에서의 위치도 어느정도 파악이 된듯한 느낌이다. 금후의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답은 오직 하나다. 지난 시즌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남은 모든 경기에 임해야 한다. 매 경기가 결승전인 것처럼.

마지막으로 전술적인 측면을 한번 짚어보고 글을 마무리하겠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변칙적  ‘포백’, ‘스리백’ 전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금후의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가령, 홈에서 반드시 승점을 따야 하는 경기에서는 변칙적인 4-5-1(⇄4-2-3-1)포메이션을, 그리고 승산이 별로 없는 원정 경기에서는 중경전과 마찬가지로 용병을 중심으로 한 스리백 전술을 가동시키는 것이다.

이번 주 토요일(4월 29일), 우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장춘과의 결전을 치르게 된다. 조금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 장춘은 지난 주 하남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시즌 첫승을 맛 봤다는 점이다. 이번 주 누가 장춘을 이끌고 연변으로 올지 아직 누구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장수 감독이 ‘잠시 쉬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면면을 꿰차고 있는 또 한명의 ‘내부자’ 김혁중 분석관의 현미경이 이 경기에서는 작동되지 않기를 바라는 염원 뿐이다.  이갈로의 부상으로 인한 부재도 조금은 위안으로 되나, 대신 중앙수비로 이스마엘로프가 출전하며  장춘은 ‘선수비 후역습’을 전개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 쉬운 상대가 어디 있겠는가. 모든 팀은 다 철저한 연구와 대비를 마친 후 우리와 맞붙는다. 지난 시즌에도 우린 스스로  ‘최약팀’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그러나 한 점 두려움 없이  한 게임씩 경기를 치러나갔다.

박태하 감독은 지난 주 장춘 스타디움을 몸소 방문하여, 경기를 지켜봤다. 우리 코칭 스태프들과 선수들이 장춘으로 향하는 ‘和谐号’에 올라탈 즈음에는 이미 필승의 경기를 위한 모든 준비 또한 마쳤으리라 믿는다. 장춘 팬들 한테는 미안하지만, 결코 ‘和谐’롭지 못한 경기 결과에 이번 주말은 침침한 마음으로 보내야 할 것같다.

4. 리뷰를 마치며

결코 짧지 않은 편폭으로 올 시즌 모든 경기에 대한 전체상(全体像)을 그려봤다. 사실 팀과 팬이 모두가 심적으로 부침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리뷰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뭔가 아는 듯이, 일거수 일투족을 ‘지적질’이라도 하는 것처럼 글을 마치는 지금 이 순간도 조심스러운 마음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KCJFA리포트 필진의 한결같은 염원은, 지금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팬들 또한 지난 경기를 돌이켜 보며 ‘현실’을 인지하고 더욱 담담하게 우리가 사랑하는 팀이 최선을 하는, 그 모습 자체를 바라 보자는 것이다. 글 제목에 ‘초연함’을 언급한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 있다. 필경 감정을 갖고 있는 한 인간으로 매 경기마다 피가 끓어오르는 뜨거운 경험을 하게 되겠지만, 좀 더 ‘연변 팀’이라는 안개속에 갖힌 ‘풍경’을 담담하게, 그리고 초연하게 바라보려고 항시 마음을 다 잡으려 노력하겠다.초연함은 결코 無감정이 아니며,  무덤덤은 더더욱 아니다. 초연함 속에는 결의가 다져져 있고, 안개속 현실을 내리 굽어보는 담대함이 내재되어 있다. 다시 한번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를 보자. 앞모습은 보이지 않더라도 어깨너머로  뭔가 한줄기  아우라가 느껴지지 않는가? 그렇다. 그는 초연함을 갖춘 한명의 ‘정복자’ 였다.

우리 모두 초연함을 갖춘, 적어도 마음만큼은 슈퍼리그  ‘정복자’를 꿈 꾸는 연변 팬이 되길 기대해본다.

기사 제공=【KCJFA 리포트=박천일, 홍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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