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청] 축구는 가끔 잔인하다

[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2018/5/14

동전에는 양면이 있습니다. 축구도 양면을 지녔죠.

한쪽은 짜릿하고 다른 한쪽은 잔인합니다. 연변은 이번 원정 2연전에서 짜릿함과 잔인함을 모두 맛봤습니다. 베이징베이쿵과 한 경기에서는 3-2 역전승을 했고, 우한주얼과 한 경기에서는 잘하고도 1골을 내주며 0-1로 졌습니다. 물론 상위권 팀과 원정 2연전을 했던 것을 고려하면 2경기에 승점 3점은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변은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고 우한으로 갔지만 쉽지 않은 경기를 예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한은 리그 1위를 달리는 팀입니다. 전체적인 선수 구성과 외국인 선수 수준에서 연변보다 나은 팀이죠. 게다가 방심하지 않은 감독을 지니기도 했습니다. 리티에는 경기 전부터 연변을 높이 평가하면서 경계하더군요. 감독이 이런 모습을 보이면 선수들도 긴장하기 마련입니다.

박태하 감독은 지난 경기처럼 4-3-3 포메이션을 들었습니다. 재미를 봤던 포메이션으로 우한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으면서 역습을 하려 했습니다. 선수들은 지난 경기처럼 상대 공격을 잘 차단했습니다. 메시를 제외한 측면 공격수까지 수비에 가담해 측면까지 틀어막았습니다. 우한에 슈팅을 내주기도 했으나 수비가 무너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승점을 가져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커질 때 쯤에 실점을 했습니다. 조직적으로 잘 버티던 미드필더가 한 순간 실수를 했고, 상대 공격수가 이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딱 한 번 위험한 상황에 쳐했는데 실점으로 이어졌죠. 재미 있는 표현으로 결정력은 비싸다고 하는데, 상대 공격수는 자신의 몸값을 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파엘 실바는 지난 시즌 우라와레즈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선수입니다. 우한 선수들은 이 선수와 장 쿠아시 발 밑으로 공을 계속해서 연결했습니다. 위험 지역에서 이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말 그대로 위험해지기 마련입니다. 연변은 많은 위기를 잘 넘겼지만 단 한번 틈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후반에 체력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집중력도 떨어진 것 같습니다. 연변은 베이징에서 치열한 경기를 치르고 또 다시 원정을 왔습니다. 전반에도 우한 공격을 막기 위해 모든 선수들이 부지런히 뛰어다녔습니다. 후반에 발이 조금 무뎌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축구가 지닌 잔인함은 이런 부분에서 나옵니다.

물론 연변은 공격적으로 아쉬웠습니다. 단순하게 외국인 선수 수준이 차이였던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우한 선수들은 위험 지역에 있는 외국인 선수 발 밑으로 많은 패스를 넣어줬습니다. 연변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자일이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려면 자일을 살릴 수 있는 패스가 나와야 합니다. 경기 내내 그런 모습을 크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자일이 골을 못 넣는 것은 아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자일은 슈퍼맨이 아닙니다. 페널티 박스 먼곳에서 공을 잡아 우한 선수들 3~4명을 제치고 골을 넣을 수는 없습니다. 이날 골을 넣은 하파엘도 그 정도 선수는 아닙니다. 한 팀은 외국인을 살릴 수 있는 경기를 했고 다른한 팀은 그런 플레이를 잘 하지 못했습니다. 연변은 후자였습니다. 이 부분은 감독과 선수 모두 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입니다.

패했지만 땅을 칠만한 경기력은 아니었습니다. 아쉬움은 있어도 억울함은 남지 않는 경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1위 팀과 한 경기에서 이 정도 경기력을 보여줬으니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평할 수도 있습니다. 항상 연변이 어디에 서 있는지 제대로 살펴야 합니다. 사실 원정 2연전에서 모두 패하진 않을까 걱정했던 분들이 많았을겁니다. 원정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땄었기에 이번 패배가 더 쓰지 않았을까요?

이제 홈에서 두 경기를 치릅니다. 휴식을 취한 상대와 만나야 하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원정 2연전에서 보여준 전술적인 움직임을 가져간다면 좋은 결과도 기대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불공평해보이는 상황을 극복했을 때, 우리는 좀 더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기대와 희망을 안고 한 주를 시작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근거 없는 낙관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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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류청기자 (풋볼리스트)

사진=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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