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연변은 어떻게 후반기에 강팀으로 ‘변신’했을까

기사=류청기자 기사공개: 2019.09.28 10:00

기사에도 썼듯이 저는 연변이 강등되리라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온갖 악재 속에서도 전반기를 ‘나름대로’ 잘 마쳤다고 생각했습니다. 후반기에 공격수를 하나 영입하고 구즈미치 징계가 끝나면 다시 승점을 쌓을 거라고 봤습니다. 물론 정교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생각은 아니었고, 그저 짐작이었습니다.

연변은 후반기 10경기에서 6승 1무 3패를 거뒀습니다. 이정도 발걸음으로 계속 시즌을 치렀다면 아마 승격을 두고 경쟁하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마치 전반기에는 축구를 하지 않았던 것처럼 달라졌다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연변은 왜 이렇게 달라질 수 있었을까요? 그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봤습니다.

1. 확실한 공격수와 힘 좋은 공격수 영입

연변이 지닌 가장 큰 문제는 골이었습니다. 잘 만들어도 골을 넣을 선수가 없으니 수비진이 받는 압박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골을 잘 넣던 자일이 여러 가지 이유로 무득점에 그치면서 성적이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그 뒤에는 공을 빼앗기지 않으며 자일과 공격을 도와줄 선수도 없었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후반기에 영입한(새로 등록한) 오스카와 알렉스는 이 두 가지 아쉬움을 대부분 해소했습니다. 오스카는 빠르고 저돌적일 뿐 아니라 골도 잘 넣었습니다. 박태하 감독이 세르비아 전지훈련 때 이 선수를 보자마자 1군으로 올려야 한다고 이야기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경험은 조금 부족하지만 상대 수비를 괴롭히기에 충분한 실력을 갖췄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스카에 비해 주목하지 않는 알렉스도 상승세에 한몫했습니다. 알렉스는 경험이 많고 경기를 읽는 눈이 상대적으로 좋습니다. 공을 잡았을 때 좀처럼 빼앗기지 않는 능력도 지녔고요. 이런 능력은 연변이 가지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공을 오래 가지고 있을수록 수비는 쉬워지기 마련입니다. 알렉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림자로 좋은 활약을 했습니다.

2. 전술 변화를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다

몇 차례 언급했듯이 최근 3경기는 연변에 매우 중요했습니다. 부상이 많고 체력적인 부담이 큰 상황에서 강팀과 경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이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다시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었습니다. 박 감독은 랴오닝 경기를 앞두고 과감하게 전술 변화를 줬습니다. 좌우 풀백을 올리고 측면 공격수는 안으로 들였습니다. 부실한 중원을 보강하고 상대 수비를 괴롭히기 위해서입니다.

걱정도 있었지만, 선수들은 이 전술 변화를 제대로 소화했습니다. 감독이 시키는 대로 잘 뛰었다기 보다는 왜 이런 변화를 줘야 했는지를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해하고 뛰는 것과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뛰는 것은 차이가 큽니다. 특히 베이징베이쿵과 한 경기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은 올 시즌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감독의 바람과 선수들의 마음이 하나가 됐다고 할까요.

3. 팬들의 변함 없는 성원

연변은 여전히 뜨거운 성원을 받고 있습니다. 연변이 원정을 가는 공항마다 팬들이 나오는 것을 보며 항상 놀라고 있습니다. 아마 원정을 갈 때마다 꽃을 받고 선물 세례를 받는 팀은 많지 않을 겁니다. 팀이 패배하고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돌아도 팬들의 마음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고향의 봄과 아리랑을 부르는 팬들은 멀리 떨어진 서울에서 경기를 보는 이까지 뜨겁게 만들 정도입니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희망이 분노보다 강합니다. 이를 잘 아시는 연변팬들은 매짭니다.

기사: 류청기자(풋볼리스트)

사진: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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