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청] 열정이 전부는 아닙니다만, 뜨거운 건 항상 좋습니다

기사=류청기자 기사공개: 2018.08.15 23:15

[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열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재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열정과 땀으로도 무언가를 이룰 수도 있습니다.

 

15일 밤에 대련초월과 한 경기가 그랬습니다. 선수들은 지난 경기에서 어이없이 패한 것을 뒤집으려는 듯이 열심히 뛰었습니다. 기술과 정확도는 냉정히 말해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습니다. 대련 수비가 번번이 무너지는데도 골을 넣지 못했습니다. 축구는 흐름이 중요한 경기입니다. 흐름을 놓치면 반대로 당할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박세호와 최인 그리고 김파는 의욕적이었으나 냉정하지 못했습니다. 좋은 기회를 수없이 잡고도 너무 힘을 썼습니다. 하늘 높이 날아가는 슈팅을 보면서 팬들 마음도 아득해졌을 겁니다. 오스카와 알렉스도 좋은 기회를 잡고도 마지막 순간에 상대를 넘어뜨리지 못했습니다. 지난 경기 아쉬움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경기 내용이었습니다.

 

다만 하나가 달랐습니다. 중계로도 보이는 결연한 표정이 전과는 조금 다르게 비춰졌습니다. 이기야 한다는 의지 하나만은 확실하게 보여줬습니다. 그 와중에도 공간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오영춘을 불러다가 손짓으로 ‘공을 띄워서 줘. 공간이 넓잖아’라고 말하는 박태하 감독이 보였을 때는 조금 웃기도 했습니다.

 

선수들의 열정에 지난 실망스러운 경기에도 선수단을 응원하러 나선 팬들의 염원이 더해지면서 골이 나왔습니다. 사실 후반 15분 이후에는 몇 골을 더 넣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습니다. 대련 수비는 계속해서 넘어지고 무너졌으니까요. 골도 이날 경기처럼 투박하게 들어갔습니다. 상대 실수에서 나온 크로스가 한 번 굴절된 이후 오스카 다이빙을 만났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기에 골을 넣을 수 있었습니다. 알렉스가 헤딩을 하지 못했기에 포기했다면 골과 승리는 없었을 겁니다. 오스카는 자신이 놓친 수많은 기회를 골 하나로 갚았습니다. 골 하나로 이날 날린 모든 기회를 보상할 수는 없겠지만, 결국 기록으로 남을 승점 3점을 가져왔습니다.

 

사실 열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열정 안에 냉정함이 있어야 골과 승리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축구 기자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골 결정력은 비싸다’고요. 정말 좋은 선수, 이적료가 엄청난 선수는 열정과 함께 냉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투자한 만큼 성적을 낸다고 하지요.

 

연변은 그럴 수 없습니다. 냉정보다는 열정을 더 많이 가졌습니다. 그렇다면 열정으로 이겨야 합니다. 열정은 승리를 가져오기에는 부족하지만, 무언가를 만들 수는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그날의 냉정한 선수가 승리를 가져오는 방식을 택해야 합니다. 지난 경기에는 열정도 없었기에 팬들이 화가 났었을 겁니다.

 

선수들이 좀 더 냉정해지길 바랍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더 불타오르길 바랍니다. 다른 곳에서는 몰라도 경기장 안에서만큼은 그 내면의 불길이 팬들에게 보일 정도가 됐으면 합니다. 프로 선수들은 가끔 열정도 실력이라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열정과 땀이 보이는 경기장에서 승점과 환호가 나옵니다.

 

이제 연변은 다시 시작점으로 왔습니다. 얼마나 오래 괴로웠는지 잊지 말아야 합니다. 끝이 아닌 시작입니다. 패배는 있어도 체념과 무기력은 없었으면 합니다.

덧) 사실 오늘은 질 수 없는 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닷물도 춤을 추던 그날이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뜨거웠던 땅에서 뿌리 내린 분들을 가슴 속으로 생각해봅니다. 축구를 자부심으로 남겨주신 그분들도 함께 떠올려봅니다. 오솝소리 물러가겠습니다.

 

기사=류청 기자(풋볼리스트)

사진=연변TV  최국권 아나운서

©️KCJFA 재일조선족 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