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시아 라이브] 연변, 도르트문트와 훈련장 경쟁서 ‘승리’ 사연

[풋볼리스트=무르시아(스페인)] 류청 기자= “자기들은 단독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안 쓴다고 했다더라”

박태하 연변부덕 감독은 스페인 무르시아 전지훈련지를 확정할 때 이야기를 들려줬다.

부임 3년 차인 박 감독이 선택한 전지훈련지는 스페인 무르시아였다. 지난해처럼 1차 전지훈련을 중국 하이난에서 마치고 2차 전지훈련은 유럽에서 하길 바랐다. 박 감독은 “지난 해에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갔다. 일본을 처음 가본 선수들이 많았다”라며 “촌놈들에게 세상이 넓다는 것을 보여주고, 축구를 잘하면 더 많은 게 따라온다는 사실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했다.

박 감독은 일찌감치 스페인 무르시아를 점 찍었다. 지난해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과 거의 비슷한 비용에 더 좋은 환경에서 경기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었다. 무르시아 1월 평균 온도는 섭씨 10.1도, 낮 평균 기온은 섭씨 16.1도다. 유럽 팀과 친선전을 치를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 직접 무르시아 현지를 답사한 박 감독은 바로 결단을 내렸다. 호텔과 훈련장을 바로 계약했다.

연변이 사용할 피나타르 아레나는 유럽 전역에서도 매우 유명한 훈련장이다. 시설이 매우 현대적이고, 근처 호텔과 접근성도 뛰어나다. 많은 팀들이 모여들기 때문에 친선전을 치르기도 쉽다. HM스포츠는 지난해 여름 발렌시아에서 시작해 해변을 따라 포르투갈까지 직접 다니며 최적의 장소를 물색했고, 피나타르 아레나를 낙점했다.

연변 뿐 아니라 울산현대와 대전시티즌 그리고 성남FC도 이런 장점에 무르시아 전지훈련을 택했다. 피나타르 아레나는 무르시아, 알리칸테 두 곳에 있는데 현재 클럽 친선전뿐 아니라 유럽 여자국가대표팀 친선대회 등이 이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호텔에는 헬스장과 스파 시설이 있어 선수들이 훈련 후에도 몸 관리를 할 수 있다.

일은 계약한 이후에 터졌다. 분데스리가 명문 보루시아도르트문트가 같은 호텔과 장소를 선택한 것이다. 연변 측에서는 함께 쓸 수도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도르트문트는 무조건 호텔을 단독으로 써야 한다고 했다. 결국 호텔은 먼저 계약한 연변 손을 들어줬다. 무르시아 전지훈련을 기획한 최종환 HM스포츠 대표는 “연변이 먼저 계약했고, 사용 기간도 길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호텔이 연변을 선택하자 도르트문트는 마르베야로 떠났다. 마르베야 한 호텔이 팀에 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도르트문트를 유치한 것이다. 외국 팀들은 한국이나 중국과는 다르게 시즌을 치르는 도중에도 날씨가 좋고 따뜻한 무르시아 같은 곳에서 며칠씩 훈련한다. AS생테티엔과 뉘른베르크도 경기 도중에 와서 훈련하고 떠나는 일정이다.

연변은 무르시아에서 값진 경험을 쌓고 있다. 벨기에 헹크와 첫 연습경기에서는 0-11로 패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스코어만 보면 수준 차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날 우리 상황을 보면 아주 나쁜 일은 아니었다. 우리 선수들은 그렇게 힘과 높이를 지닌 팀과 처음 해봤다. 바로 다음 경기에서는 더 순위 높은 오스텐데에 0-1로 졌다. 금새 적응한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라고 했다.

박 감독은 “축구는 묘하다. 전지훈련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해서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상대보다는 버거운 상대를 만나 적응력을 키우고 우리 과제를 찾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박 감독은 “훈련하기 정말 좋은 곳이다. 이런 좋은 환경에서 축구할 수 있다는 게 축복이라는 것을 선수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사진=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