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기사③]꼴찌를 승격팀으로…박태하, 연변을 16년 만에 1부로

기사입력 2015.10.19 오전 11:36


[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슈퍼리그야 우리가 왔다’

연변창바이산이 미리 준비한 승격기념 티셔츠를 입게 됐다. 박태하 감독의 ‘무모한 도전’이 결실을 얻었다.

연변은 18일 중국 우한에서 벌어진 우한주얼과의 ‘2015 중국 갑급리그(2부리그)’ 28라운드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추가한 연변은 3위 다롄아얼빈과의 승점 차이를 6점으로 벌리며 승격을 확정 지었다. 갑급리그는 순위결정에 득실차가 아닌 승자승 원칙을 우선으로 하는데, 연변은 올 시즌 3위 다롄에 1승 1무를 거뒀기에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승격하게 됐다. 지난 1999년 2부로 강등된 뒤 16년 만에 1부로 승격했다.

“승격을 기대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생각도 못 한 일이다.”

연변의 승격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연변은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쳐 3부리그로 강등되는 팀이었다. 다른 팀들이 징계를 받으며 극적으로 2부에 잔류했기에 누구도 큰 욕심을 내지 않았다. 박성웅 연변 단장은 잔류가 목표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의 목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잔류를 목표로 했던 팀은 조용하게 이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부터 무패행진을 이어갔고, 결국 21라운드까지 패하지 않았다. 박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다른 부분이 아니라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준 결과였다. 박 감독은 선수들의 가족사까지 챙겼고, 선수들이 월급과 수당을 밀리지 않고 받을 수 있게 배려했다. 구단도 적극적으로 박 감독을 도왔다.

수원삼성에서 임대된 이후 골행진을 이어간 하태균도 연변의 비상에 동참했다. 하태균은 시즌 초반부터 골을 몰아넣었고, 연변은 지난 8월 수원에 이적료를 지급하고 하태균을 완전 영입했다. 하태균은 28라운드까지 23골을 넣어 득점 2위를 기록하고 있다. 1위 다나 레이지와는 1골 차이로 득점왕까지 노려볼 수 있다.


연변시를 넘어 길림성 전체가 축구로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2~3000천 명에 불과했던 평균 관중이 현재 2만 5천 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가 좋아졌다. 특히 어려운 시절을 축구를 통해 극복했던 노년층의 지지는 대단하다. 2시간을 걸어와 경기를 보고, 쌈짓돈을 모아 구단에 전달하는 이들도 다수다.

박 감독은 아직 잠잠하다. 승격이 아니라 우승을 바라기 때문이다. 앞으로 승점 2점만 추가하면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다. 가장 좋은 때는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가 벌어지는 오는 24일이다. 연변의 상대는 14위 후난시앙타오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연변은 손쉽게 홈팬들 앞에서 승격을 확정 지을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풋볼리스트, 길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