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청】 이적 시장에서는 비밀과 기다림이 미덕 입니다.

“이적 협상을 벌이면, 어떻게 귀신 같이 알고 다른 에이전트가 붙는다”

박태하 감독은 지난해 리차드 구즈미치를 영입하려다 실패했습니다. 현지로 날아가 직접 공을 들였지만, 소문을 듣고 따라 붙은 에이전트들이 이적료를 올려 놓은 게 문제였습니다. ‘우리가 다른 구단에서 돈 더 많이 받아줄게’라는 달콤한 말에 구즈미치 에이전트도 연변이 아닌 다른 구단을 기다렸습니다. 물론 구즈미치는 다른 구단으로 가지 못했습니다.

 “나는 오고 싶었습니다. 에이전트가 말렸어요.”

지난 1월 스페인 전지 훈련에서 만난 구즈미치가 제게 말했습니다. 선수 본인은 가고 싶었지만, 에이전트가 만류해 남을 수밖에 없었다고 확인해줬습니다. 구즈미치는 2016년 연변이 치른 모든 경기를 찾아봤고, 결국 박태하 감독과 손을 잡았습니다. 이것은 그나마 나은 상황입니다. 소문 혹은 방해 때문에 이적이 틀어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유니폼을 들고 사진 찍을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이적을 진행하는 구단 관계자와 에이전트는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이적은 그만큼 복잡하고 섬세한 작업입니다. 구단끼리 합의를 해도 개인 조건에서 틀어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적 작업을 할 때 비밀유지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비밀이 바깥으로 나가면 다른 에이전트나 구단이 협상을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7년 6월, 연변이 외국인 선수 영입에 애를 먹는 이유도 같습니다. 마지막 단계까지 진행하고도 틀어진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외부자인 저도 어떤 선수가 올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많습니다. 연변 안에서는 얼마나 많은 말이 돌아다녔는지 취재하지 않고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비밀이야. 너만 알고 있어’라는 이야기는 ‘다들 알고 있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연변부덕이 연변팬들에게 특별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팀이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좋은 외국인 선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궁금증이 큰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소문은 또 다른 소문을 만들고 이적료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이적이 끝날 때까지는 감독과 구단을 믿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너무 사랑하면 상대를 다치게 한다’는 ‘연애 금언’이 있습니다. 축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걸 알고 싶은 조그만 욕심이 팀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연변팬들은 연변팀의 근간입니다. 박 감독은 물론 한국에 있는 이들도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박 감독과 구단이 곧 그 사랑에 보답할 겁니다. 이적 시장이 열리면 기다리는 게 가장 큰 미덕입니다.

 

류청=풋볼리스트

@재일조선족축구협회KCJ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