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청】연변이 톈진 잡은 날, 떠오른 다섯 가지

[풋볼리스트] “3대1로 이길 것 같습니다.”

9일, 서울 사무실 근처에서 연변대학교 선생이자 연변팬인 윤진호 군과 만났습니다. 윤진호 군과 만나자마자 연변이 톈진테다를 이길 것 같다고 했습니다. 돌아온 이야기는 “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현실적인 답이었습니다. 경기 시작 23분만에 아쉬운 수비 위치 선정으로 한 골을 내줬을 때만해도 윤진호 군 바람정도면 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연변은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3골을 넣으며 역전승했습니다. 모든 승리는 특별하지만, 이날 승리는 더 특별합니다. 경기를 보며 생각한 그 이유를 조금 편안하게 정리해봤습니다.

1. 골이 모두 침투 패스에서 나왔다

연변은 공을 잘 돌리는 팀이지만, 마지막 패스가 아쉽기도 합니다. 발빠른 스티브와 황일수를 보유했기 때문에 미드필더들이 좀 더 도전적인 패스를 해야 하는데 선수들이 시도조차 잘 하지 않았습니다. 톈진 경기는 달랐습니다. 첫 골을 넣을 때도 스티브가 빠져 들어가는 공간에 공이 들어갔기 때문에 김파에게 공간이 열렸습니다. 지충국이 넣은 두 번째 골도 박세호 패스에서 나왔습니다. 박세호가 한 도전적인 패스가 지충국 강슛으로 연결됐습니다. 세 번째 골은 황일수가 스피드를 살려 돌파한 뒤 이타적인 패스로 마무리했습니다. 세 번 모두 도전적인 패스가 골이 됐습니다. 연변은 이제 뒤도 옆도 돌아볼 필요가 없습니다. 선수들이 이번 승리로 더 도전적인 패스를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물론 도전적인 패스와 무모한 패스는 다릅니다.

2. 지충국이 골을 넣었다

많은 분들이 지충국을 칭찬합니다. 저도 좋아하는 선수지만, 올 시즌 가장 아쉬운 선수이기도 합니다. 지충국은 더 많은 걸 해줘야 합니다. 에이스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지충국은 ‘살림’을 하면서도 골과 도움을 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이제까지는 엉덩이를 너무 뒤로 빼고 있었습니다. 이해합니다. 뒤에서 안전한 플레이를 해야 하니까요. 지충국은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모두 보셨죠? 지충국도 자신을 더 믿고 과감하게 했으면 합니다. 주장이 뛰면 동료들이 따라갑니다.

3. 김파가 살아났다

제가 연변 선수 중에 가장 먼저 이름을 외운 선수가 김파입니다. 박태하 감독이 매번 “김~~파~~!!”를 외쳤기 때문입니다. 저는 감독이 김파를 싫어하는 줄 알았습니다. 하태균에게 그 이유를 묻자 “아마 가장 아껴서 그렇다. 김파가 잘한다”라고 말하더군요. 김파는 2016시즌 가장 빛난 선수였습니다. 이번 2017시즌에도 당연히 그럴 거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김파는 무슨 이유인지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김파는 스티브와 황일수를 살려줄 단 한 선수입니다. 김파가 살아나면 연변 공격은 더 강해집니다.

4. 황일수와 스티브, 친해지길 바라

황일수가 스티브에게 도움을 줬습니다. 두 선수가 꼭 껴안을 때 흐뭇했습니다. 답답했던 분 많았을 겁니다. 두 선수는 욕심을 부리면서도 협력해야 합니다. 스티브도 어제 그 패스의 의미를 알고 있었을 겁니다. 황일수는 자존심과 동료를 한꺼번에 살렸습니다. 형님은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제 두 선수는 더 친해질 겁니다.

5. 승점 3

승점 3점은 언제나 특별하지 않습니까? 이겼습니다. 그것도 홈에서 3골 넣으며 이겼습니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고, 연변이 강등을 피할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 않습니다. 우리는 멀리 바라보면서도 순간을 즐겨야 합니다. ‘우리가 아직 16위인데, 그래도’라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지 마시고 그냥 기뻐하면 됩니다. 그게 축구가 지닌 맛 아닙니까?

기사제공: 류청기자(풋볼리스트)

사진제공:길림신문

©KCJFA 재일 조선족 축구협회
풋볼리스트 위챗 공식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