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청】축구는 내년에도 계속됩니다

류청기자=풋볼리스트 기사 공개:2017. 11. 5 13:30

“2년이 아니라 평생입니다.”

팬들이 건 걸개를 보고 감동 받았습니다.

아쉬움과 함께 2017시즌이 끝났습니다. 슈퍼리그 도전은 잠시 멈춰야 하지만, 팬들이 쓴 문구처럼 축구는 내년에도 이어집니다. 슈퍼리그가 아니라 갑급리그에서 도전합니다. 박태하 감독은 4일 구이저우지청과 경기가 끝난 뒤 “1년 더 잘해보자”라며 잔류 의지를 밝혔습니다.

프로는 성적입니다. 박 감독이 이끈 2017시즌을 완벽하게 긍정하긴 어렵습니다. 프로는 가진 것을 바탕으로 성적을 내는 게 아니라 기대에 부응해야 합니다. 외국인 출전제한과 23세 이하 선수 의무출전 규정으로 어려움을 겪을 걸로 이해를 구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류 기자, 되도록이면 기사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어떤 말이라도 할 명분이 없다.”

사실 박 감독은 만날 때마다 손사래를 쳤습니다. 성적이 좋지 않으니 어떤 말도 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억울한 면이 많아도 감독이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변명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실이라고 여기고 있을 선수단 문제를, 박 감독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쉬운 소리를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시즌 중반에 만난 박 감독 얼굴은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으로 귀국하는 길에 박 감독이 한 마디 했습니다. “이제 괜찮다.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 사점(死點)을 넘었다. 시즌 끝까지는 책임을 지겠다.” 연변은 후반기에 반짝 했습니다. 이겨야 할 경기는 모두 이겼습니다. 만약 그 경기를 잡지 못했다면 박 감독은 시즌을 마친 뒤에 이별을 고했을 겁니다. 자신이 보여줄 게 없다고 느꼈을 게 분명합니다. 박 감독은 희망을 본 뒤 계약을 완수하겠다고 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박 감독은 연변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특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준 것보다 받은 게 많습니다. 첫 해에는 몰랐지만, 두 번째 해부터는 자신이 가지는 의미, 연변 축구의 의미를 알고 성원에 보답하려 했습니다. 다시 갑급에서 도전을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연변을 보면 축구가 가진 힘을 느낍니다. 축구가 이야기를 만들 수 있고, 사람들을 모이게 할 수 있고, 끊어졌던 사회 사이에 다리까지 놓을 수 있다는 것을. 가장 놀라운 것은 팬들이 팀 상황을 이해하며 축구를 본다는 사실입니다. 팀이 어렵다고 해서 비난 수위를 낮추거나 감독과 선수를 감싸는 팬은 많지 않습니다.


박 감독이 얼마나 많은 주축 선수를 잡을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팀이 좋은 스폰서를 구하면 더 많은 선수를 남길 수 있을 겁니다. 연변은 이 사안에서 주도적인 자리에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팬들에게서 희망을 느낍니다. 팬들이 변하지 않으면 연변 축구도 변하지 않습니다. 박 감독이 상징적인 인물인 것은 사실이지만, 주인은 여러분입니다.

내년에도 조금 더 자주, 조금 더 가까이에서 연변 축구를 지켜볼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연변이 다시 환호하는 모습을 벌써부터 그려봅니다. 쉽지 않겠지만, 연변은 지난 3시즌 동안 ‘주저하거나 가난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변수는 이미 이번 시즌에 겪었습니다. 더 어려운 시련은 많지 않을 겁니다.

다만 다음 시즌에는 보지 않았으면 하는 것도 있습니다. 아무리 상황이 좋지 않아도 연변 선수에게 야유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축구는 11명이 합니다. 그 선수가 무너지면 팀도, 박태하도 무너집니다.

11월 연변은 매우 춥다고 들었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올해도 연변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기사 제공=류청 기자(풋볼리스트)

사진 =길림신문, 쟝저후 연변축구 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