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청】겨울과 걱정은 가고 승리가 피었습니다

불안은 힘이 셉니다. 현실이 아닌 상상에 있을 때, 불안은 더 힘이 세집니다. 떨쳐내려고 해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점점 커지기만 합니다.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불안한 게 불안하고, 그래서 다시 불안해진다고 할까요?

새로운 시즌 개막전을 기다리는 심정이 안타까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연습경기를 아무리 잘하더라도 실전과는 다릅니다. 상대도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습니다. 개막전에서 편안한 승리를 바라는 팬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FC바르셀로나 팬들도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할 겁니다.

겨울이 긴 연변은 개막전을 원정에서 해야 합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지난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고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축 선수를 많이 이적시켰기에 걱정도 더 컸을 겁니다. 경기를 앞두고 몇 분께 “경기를 즐기시라”고 했지만, 그러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매번 시즌을 준비하는데도 쉽지 않네요. 그래도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경기 전 날, 박 감독도 비슷한 심정이었을 겁니다. 훈련을 잘 시켰지만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그래도 자일이 뛰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아직 몸이 완전하지 않으니 수비적인 부담을 좀 줄여주고 골을 넣어주길 바라야죠. 다른 선수들은 특별히 아픈 선수가 없습니다. 다행히도요”라고 말했습니다.

경기가 시작됐을 때 중계를 바로 보지 못했습니다. 한광휘 득점 장면도 나중에야 봤습니다. 전반에 그나마 괜찮았던 경기력이 후반에 흔들릴 때에야 경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비기거나 질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선수들이 긴 훈련 기간 동안 어떻게 준비했는지 지켜봤기 때문입니다. 그 정도는 이겨낼 수 있을 거라 봤습니다. 물론 마지막 헤딩슛이 들어갔으면 더 좋았겠지만요.

모든 경기가 그렇지만, 개막전은 승점 3점이면 100점입니다. 이기고 시작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은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이기면 선수들도 스스로를 더 믿을 수 있습니다. 감독 지시도 더 믿게 됩니다. 박 감독도 경기가 끝난 후 통화에서 “보면서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그래도 이겨서 다행이에요. 원정에서 이기기가 정말 쉽지 않잖아요. 이제 다시 조직력을 만들어야겠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불안보다는 긍정적이어야 할 이유가 많습니다. 원정 개막전에서 승점 3점을 얻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큰 기대를 하시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담담하게 기뻐하며 매 경기 기대를 키워가면 됩니다. 2015년 개막전에 이겼을 때 누가 기적 같은 우승을 꿈꾸기나 했었나요? 그 자리에서 그만큼 즐기면 될 것 같습니다. 개막전에서 승점 3점을 땄습니다. 겨울이 가고 꽃피는 봄이 옵니다.

기사=류청 기자(풋볼리스트)

사진=연변부덕축구구락부

2018.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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