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청】지도에서 연변이 사라진 듯한 아픔입니다

[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2019.2.25

지도에서 연변이 사라진 듯한 아픔입니다

[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중국 지도에서 연변이 사라진 거 같은 기분입니다. 정말 참담합니다.”

유럽에 있는지라 충격적인 소식을 바로 접하지는 못했습니다.

어제부터 함께 걱정하던 김혁중 분석관 문자를 차음 보고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설마설마했던 일이 정말 일어나고야 말았습니다. 참담합니다.

제가 유럽으로 떠나기 전까지만해도 올 시즌은 문제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할 때마다 “괜찮을 겁니다”라고 답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더 가슴이 아픕니다.

정확하게 상황을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화가 납니다. 축구는 누구의 것도 아닌 연변 사람들의 것입니다. 누구도 축구를 이런 지경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제가 화가 나는데 여러분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오늘은 이런 글이 필요 없는 날이 아닐까 싶습니다. 같이 울고 같이 욕하고 같이 아파해야 하는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글밖에 나눌 게 없습니다.

어떻게 지켜온 축구인데… 어떤 축구단인데… 어떤 팬들인데… 아무리 복잡한 셈법과 상황이 있다 하더라도 축구단을 이런 식으로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보다 더 오래 연변과 함께한 김혁중 분석관이 “연변이 지도에서 사라진 느낌”이라고 말한 게 와 닿습니다. 타지에서, 해외에서도 연변 축구를 보며 위안 받았던 분들이야 더 하겠지요.

해답을 낼 수 있는 능력도 자격도 없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곧 귀국해 책을 쓰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일단 제가 본 그 뜨거움을 그 의미를 제대로 담겠습니다.
지금은 연변 축구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에 빠졌지만, 계속해서 기억하고 기록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연변 축구를 지킨 것처럼,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이어가겠습니다.

지금 희망을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방향이 없어진 상황에서 빛을 이야기하는 건 거짓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기억하고 기록하고 함께 걸으면 어디엔가는 다다를 겁니다.

다시 뛸 수 있을 때까지, 함께 걸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밀라노로 가는 기차에서 씁니다

 

기사제공=류청 기자

©️KCJFA 재일조선족축구협회